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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맞벌이 부부의 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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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시절에 부자들과 만날 일도 많았고 청혼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더랬어요. 서울 중심가의 높은 빌딩주의 아들과도 혼담이 오고갔었고요, 그런데 웬지 그들의 행동이 가식으로 보여 쉽사리 헤어지게 되었네요. 아마도 제 자격지심이 그걸 견디기가 힘들었던 것 같네요. 부자와 결혼을 했었더라면 이렇게 힘들게 맞벌이를 하며 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라며 후회도 하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아마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었던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이 세상을 참 만만하게 보았었네요. 없이 시작하는 것이 생각해 본 것 이상으로 참 힘이 들더군요. 모든 것이 힘이들고 불편했던 나날이었네요.
시작할 때 34평 새 아파트가 있었던 친구는 쉽게 목동으로 이사를 가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이쁘게 잘 살더군요. 시작할 때 외곽의 주택집 한 모퉁이를 얻었던 우리 부부는 출퇴근도 참 힘들었네요. 출퇴근도 힘들고 한밤중에 연탄을 갈아야 하는 것도 힘이 들고 연탄 가스가 방 안으로 스며드는 것은 무서웠네요.
그래도 우리의 현실을 똑바로 쳐다보고 차근 차근히 인생계획과 저축 계획 집마련 계획을 세웠네요.
어디선가 읽었던 구절 중에 20대에 자식, 30대에는 재산, 40대에는 명예를(?) 이 말들이 맞나?? 하여튼 이 말들을 실천하느라 20대에는 열심히 자식을 만들고, 30대에는 재산을 일구려고 노력을 했고요, 40대에는 명예와 재산을 더블로 얻으려 노력 중이네요.
아무것도 없는 월급쟁이 맞벌이 부부에게는 기본 월급이 더이상 새지 않도록 재테크의 가장 기본은 절약 그리고 저축 이었네요.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기 음식은 대부분 집에서 만들어 먹기 외식이란 없었네요. 아무리 힘이 들어도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챙겨 먹을 수 있도록 일주일 정도의 식단을 짜 놓고 감자 양파 등 식재료와 생선류 고기류도 도매시장에서 버스를 타고 낑낑 대며 사 날랐네요. 주말이면 아이를 포대기로 들쳐업고 양 손에 짐을 들고 버스를 타고 그 짐들을 억척스럽게 날랐네요. 며칠간 저장할 수 있는 과일류는 박스로 사고 대파는 화분에 심어 놓고 그 때 그 때 한 뿌리씩 뽑아서 요리를 했죠.
외식을 하고 싶은 메뉴는 어떤 것이든지 만들어 먹었죠. 바빠도 밤을 새워서라도 고추장, 된장도 만들었고요 간단한 과자나 빵도 만들었고요 잼은 기본이었죠. 짜장면 칠리새우 웬만한 건 다 할 수 있죠. 아... 고추 말리기가 가장 힘이 들었네요. 아침에 해가 나도 저녁에 퇴근하기 전에 비가 오기도 하니까 걷어 놓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커피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원두 커피를 내려 먹고요. 직접 내려 먹는 것은 향도 좋아서 일 할 때에 커피숍에 있는 듯한 착각도 들게하고 기분도 좋게 만들어요.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스타일의 옷으로 구색을 맞추어 살아서 옷은 거의 사지 않았네요. 심지어 백화점에서 윈도우 쇼핑도 하지 않았네요. 굶주린 영혼이 충동 구매를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었죠.
두 사람이 버는 것의 한 사람 것은 기본적으로 전액 저축을 했고요, 나머지 한 사람의 것도 기본 생활비 외의 것은 거의 저축을 했네요.
저축과 절약이 어떤 것이 먼저인지는 잘 모르지만 저축을 참 열심히 했고 전세금이 커지게 되어서 돈이 필요할 때나 집을 조금 큰 곳으로 옮길 때에 융자는 되도록 저리를 얻으려 했고요 마음에 부담이 크지 않은 우리가 감당할 만한 선에서 꼼꼼히 계획을 세워서 크게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얻었네요. 우리의 수준을 알고 있어서 좋은 집이 보여도 좋을 집을 알고 있어도 욕심을 부리지 않았네요.
늘 5개월 정도 생활비 정도는 예비비로 책정해서 일반 통장이나 최근에는 CMA 계좌에 넣어두어 갑작스러운 일에 대비하였네요. 돈이 별로 없는 재테크 초보자 단계에서는 다달이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적금을 들고 돈이 적당히 모인 후에는 적금보다는 예금을 들었고요
집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작은 것부터 샀네요. 좋은 동네를 잘 알지만 내 분수를 생각해서 외곽의 작은 것을 샀네요.
집을 살 때는 팔 때를 생각해서 사고 내 직장과 가깝고 학군도 생각하고 그 지역에서 아줌마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을 고르고 앞이 트여있는 남향집을 샀네요. 첫 번째 집이 13평, 18평이라도 로얄층, 소음 적은 곳을 고르고 좁은 집이라고 기죽어서 부동산에서 추천하는 아무 집이나 잡으면 큰 일이죠. 집을 늘려갈 때는 세금 관계도 꼼꼼히 따져보고 됐다..라는 판단이 서면 즉시 실천을 하죠. 머뭇거리지 않고 그냥 즉시 행동으로 옮겼지요.
이사갈 집에는 거의 리모델링을 하지 않았네요. 가장 근사하게 했던 집도 실크벽지에 장판, 몰딩, 붙박이 장, 씽크대를 맞추고 전등과 스위치 가는 정도만 방산 시장서 했지만 색깔만은 제대로 했죠. 이걸 다 하는 데 몇 백만원정도 들었었죠. 압구정동과 청담동의 리모델링 하는 곳, 건축백화점 등에 사전에 답사와 상담을 해서 감각을 익히고 외국 재료들의 느낌과 색상을 국산에서 최대한 가까운 것들을 골라서 했네요.
언젠가는 통 크게 리모델링을 할 날이 올 것이라 믿었었네요.
알뜰하게 소비를 하면서 꾸준하게 저축을 14년 정도 하니 기반이 잡히네요. 그래도 알뜰하게 소비를 하고 저축을 하는 노하우가 있으니 기반을 잡은 뒤에는 좀 더 여유가 생기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