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임학규 대표의 백금정보통신. 이 회사는 상장도 되어있나보다. 사이트도 아직 존재하고 여전히 영업하고 있다. 2011년, 2012년 연속 적자였는데 2012년도에는 적자 폭이 커졌다.
정말 사업이란 모르는것이구나... 경영은 대단한 것이구나...
기사 제목은 "준비된 자에게 모험이란 없다"였다.
철저한 준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
'모험을 감행하다 실패하는 것이 모험을 시도하지 않고 실패하는 것보다 백 번 낫다.' 인도를 처음 통일했던 마우리아 왕조의 재상(宰相) 카우틸랴의 말이다.
제국의 형성에 온힘을 다했던 그에게도 모험이란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나보다. 모험은 '쓰라린 실패'라는 말을 등 뒤에 늘 달고 다니기 때문일 터. 하지만 임학규(36) 백금정보통신 대표의 생각은 좀 달랐다.
"준비하는 사람에게 모험이란 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룰수 있는 일에 단지 도전하고 있을 따름이지요."
백금정보통신은 차량용 레이저디텍터 전문제조업체다. 레이저디텍터란 차랑속도측정기를 탐지해 과속을 예방하고, 안개 소나기 철도 등을 미리 알려줘 운전자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장비다. 백금정보통신은 이 분야에서 미국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시장에선 2위. 창업한지 7년째 연 매출액 500억원대의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앞으로 3년안에 매출액 1400억원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행운도 준비하는 자에게만 온다
그는 단순한 월급쟁이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91년 대학을 졸업하고 종합상사 SK글로벌(당시 ㈜선경)에 입사했다. 비즈니스맨으로서 뜻을 펼치기 위한 첫발이었다.
"다양한 비즈니스 아이템과 실무경험을 쌓기에는 종합상사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에 전 관리부서에서 기업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보는 행운까지 누렸죠."
많은 인맥과 거래선이 쌓여 갔다. 종합상사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의 첨병 역할을 하는 곳. 그 성격상 매출규모가 큰 품목위주로 하다보니 좋은 품질을 갖고 있음에도 다루지 못하는 품목이 많았다. 바쁜 나날을 보내던 그는 드디어 '레이저디텍터'를 접한다. 하지만 섣불리 뛰어들지 않았다.
"기술력이 담보되야 하는 품목인 만큼, 창업동지로 국내 최고의 엔지니어 두분을 모셨죠."
기술적 장벽을 구축하는데 자신이 생긴 그는 다음 단계의 준비를 진행했다. "많이 뛰어다니고 알아보면서 업계 현황 뿐 아니라, 3개년도분의 사업계획을 미리 세웠습니다. 그 덕분인지 설립 첫해부터 흑자를 냈지요."
착실한 준비에 더해 운까지 따랐다. 유력 경쟁자인 일본업체가 불황의 여파로 부도가 났고, 하청생산 구조를 갖고 있던 국내경쟁자들도 IMF체제 하에서 쓰러졌다. 반면 자체 생산체제를 갖고 있던 백금정보통신은 환율상승으로 수출에서 날개를 달았다. "남들에게 위기였던 IMF가 우리에겐 기회였어요. 운이 좋았죠. 흔히 말하는 '운칠기삼' 말입니다. 하지만 그 '기삼'에 공을 쏟지 않았으면 '운칠'은 따라주지 않았을 거에요."
또 다른 도전
이제 그는 레이저디텍터의 성공에 만족치 않고,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그에겐 모험이란 단어는 없다. 단지 성공 가능성이 있는 일에 대한 도전일 뿐이다.) "앞으로 3년안에 산업용 무전기의 매출비중을 레이저디텍터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 올릴 겁니다. 레이저디텍터에서 쌓인 기술력과 마케팅 채널을 잘 이용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습니다."
국내 및 해외업계의 판도변화를 잘 살핀 뒤 내린 결정이란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생산기지도 지난해 중국으로 이전시켰다. "우리가 가진 핵심 역량을 집중시켜 월드베스트 제품을 만들어 공략한다면 반드시 승산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는 레이저디텍터에 이어 산업용무전기 분야에서도 역시 일본업체를 누르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구절절 설명하진 않았지만, 그 자신감은 단지 막연한 자신감만은 아닌 것 같았다.
사업가 체질
임대표는 인터뷰 내내 '천상 사업가 체질이군'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유쾌한 표정과 화술은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했다. 젊은 대표임에도 나이많은 다른 임원들과도 일하는 게 그리 불편하지 않단다. 그럴법도 같았다. "저랑 얘기하는 사람이 왜 그런 얘기를 하는 지 한번 더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뭐 별달리 불편할 것도 없더라구요."
지금이야 해외 주요 유통업체와 거래하고 있지만 사업 초창기엔 거래선 잡는데 무척 애먹었단다. 그의 유연함이나 사교성은 바이어와 관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 지금도 바이어를 접대할 때면 제가 분위기를 주도하지요."(웃음)
백금(百金). 좀 촌스럽다 싶은 회사이름도 다 이유가 있다. 오행설에 따른 임대표의 사주에 금이 많아, 아예 금이 한 백개쯤 있으면 사업이 잘 풀리거라고 기원하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 "전 정말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잘 살기 위해서도 있지만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거든요. 독립운동가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에 관한 연구를 지원해주고 싶어요."
그는 장기 중국 출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스가 무섭지 않냐고 물어봤다. 씩 웃는 웃음과 함께 돌아온 대답.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뭘. 명색이 보스가 그런 거 무서우면 사업할 생각 말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