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로깅 하다가 본 인생 선배의 조언.
2.
이 카폐등록하고 눈팅만 하다가 님글에 짠~한 마음에 몇자 적습니다..저는 올해 40세의 자영업자입니다..
저주받은 학번이라는 IMF학번 입니다. 졸업반이던 1997년 늦가을 IMF를 맞았습니다..지금도 상황이 안좋지만 그당시는 갑작스럽
게 취업상황이 악화가 되었습니다.
요즈음은 대학5학년이 별로 어색하진 않겠지만 그당시는 졸업을 하고 학교도서관에 등교하면 고시준비를 하는 친구들을 제외하
고는 참 생경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후배들 보기도 그랬었고..
빅딜이다 뭐다 해서 구조조정이 한참이었고, 금융권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은행에 취업했던 친구들도 은행이 통
폐합이 되는 바람에 실직자가 되어 도서관에서 취업준비를 하던 친구들도 많았고, 또 대기업에 취업이 확정된 친구들도 취업이 연
기되어 기다리던 친구들도 있었고, 결국 취업이 취소되어 소송을 하네마네 뭐 그런상황이었으니까요.
당시 실직자가 넘쳐나던 상황이었고, 신규실업자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던 시기인지라 이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육기
회를 제공하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당시 금융연수원이란 곳에서 여신금융/국제금융 2개반이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개설이 되었고, 저는 국제금융을 한 5개월정도 수
강했었습니다. 당시 연수원내에는 많은 교육과정이 있었는데 극과 극은 은행 지점장 승진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점장 과정과 구조
조정을 당한 분들을 위한 공인중개사 과정이지요..지점장과정 연수 커리귤럼..환상입니다..점심시간 2시간에 골프/일본어 뭐 이런
수업이 있고 반면 공인중개사과정은 저희들처럼 빽빽한 교실에서 하루 4시간씩 몇개월을 수업을 들어야 했으니까요.
이분들 연수원에서 마주치는 기회가 있으면 참 어색합니다. 어제의 동기가 한명은 은행장교육을 받고 한명은 초라한 책상에서
막막한 현실과 맞서싸울 준비를 해야했으니까요..살아남은 사람은 살아남은 사람들대로 애로는 있지요..업무강도는 당연히 쎄지
고 연봉삭감에 삶은 빡빡해지고..그당시 제일은행 구조조정을 당하신 분들이 찍었던 일명 "눈물의 비디오"가 사회적으로 참 많은
울림을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쨌던 99년 연수원을 마치고 나서도 딱히 갈곳이 없었습니다..은행원들 교육시키는 곳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국내은행은 뽑는 곳
이 없어서 저는 외국계은행을 생각했습니다..
온라인 지원이 그리 활성화가 안되어 있던 시절이라 각종 서류30통정도 준비해서 몇몇곳은 우편으로 보내고, 영풍빌딩과 교보빌
딩에 외국계은행들이 많아서 신문배달하듯이 돌아다니면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하던 생각이 납니다.
목표는 외국계은행이었는데 다른곳에 원서를 넣을 생각은 나지 않았습니다..다행히 99년도에 투상1,2종이 일반인들도 시험을 볼
수있게 개방이 되었습니다.. 딱히 할일도 없고 자격증이나 따자는 생각에 자격증 준비를 했습니다..요즈음 처럼 협회에서 기본서
를 만들던 시절도 아니고, 교육기관도 없었지요..증권사 다니던 선배에게 전화했습니다..자격증 시험을 보려고하는데 무슨내용인
지 알아야 대비를 하니 자료좀 부탁한다고 했더니 여의도 모 문방구에 가면 각 증권사에서 사원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던 자료랑 기
출문제 판다고 알려주시더군요.
자격증은 둘째고 자료의 시장성이 있을 것 같아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기출문제 출제경향 분석해서 액셀로 돌리고 뭐 그렇
게 연수원 동기 5명과 날밤새서 2달동안 데이타 작업을 했습니다. 30만원인가 주고 사이트 구축하고 인터넷으로 자료를 팔았습니
다. 수입이 없던 백수에게는 벌이가 꽤 괜찮아서 그런대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전에는 PC방에서 주식투자하고 저녁이면 자료구입하셨던 분들의 문제해답 질문 댓글달고 뭐 취업전까지 그렇게 지낸것 같습
니다. 이런생활하면서 무작정 기다릴 수가 없더군요..동기들 하나둘씩 취직을 하고나니 싸이트를 운영하는 것도 힘에 붙이고..
금융권과는 무관한 곳에 취업을 했다가 어찌어찌 벤처붐과 함께 수요가 있었던 벤처캐피달에 투자분석팀으로 옮겼습니다.
코스닥에 상장직전에 있던 기업들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보람이었는데 이것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버블붕괴와
함께 회사가 어려워지니 다시 실업자로..
이것외에 제 인생에 금융권쪽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2번정도는 왔던것 같습니다. 한번은 외국계 부동산회사라고 하던데 취업
기회가 있어서 서치펌에서 면접을 봤는데 그 당시만 해도 부동산 하면 동네 할아버지들께서 앉아 계시던 복덕방이 떠오르던 시절
이라 그리 탐탁치 않았습니다..나중에 알고보니 제가 면접봤던 회사가 론스타더군요.
또한번은 홍콩상하이은행(지금은 HSBC로 바뀌었지요)이었는데, 이것은 FP자격증이 있어서 가능했던것 같습니다. 이때만해도
시간이 꽤 지난지라 금융권쪽은 거의 체념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금융권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니 딱히 FP를 공부할 목적이 없
었으나 아내(당시는 여자친구)가 증권사에서 채권브로커리지를 하다가 자산관리부서로 옮기면서 FP자격증이 필요로 했는데 그
때 공부를 함께하다 얼떨결에 시험을 봤습니다..사실 자격증에 관심이 있어서라기 보다 여자친구 자격취득을 위해 공부했던 것 같
습니다..면제과목이 있다보니 당시만해도 제가 먼저 나와서 핸드폰으로 내가 썼던 답안을 문자로 보내줄 수 있었거든요. 요즈음은
생각도 못할 일이지만 당시는 시행초기라 감독도 좀 허술하고 그랬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하기 뭐 하지만 상황이라는 것때문에 은행에 취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더군요.
소명을 찾는 일이라는 것이 참 사람 마음대로 안되더군요. 제가 어떤일을 원할때는 기회가 오지 않고, 조금 체념하고 무심해지면
기회가 불현듯 오고..
지금은 자영업 시작한 지 7~8년 되어갑니다..그간 어려움도 많이 겪었는데 마음 먹고나니 최선을 다했기에 미련은 없습니다.
일도 어느정도 안정이 되고요..
그때 함께 백스탭을 밟았던 동기들은 여전히 증권사쪽에 많이 있습니다. 업무들도 다양합니다.
영업/외국계자산운용사에서 펀드매니저를 하는 친구도 있고, 리서치부서에서 애널리스트를 하는 친구, 별정직 공무원으로 선물
옵션책임연구원/공모부서 팀장도 있고..
어려울때 만났던 사람들이라 지금도 가끔씩 만나곤 하는데, 술자리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여느 직장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 교육문제, 삶에 지쳐 힘들어하는 모습,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실직과 정년에 관한 부분등등..
최종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보십시오..언제까지?..설령 목표를 포기하더라도 후회가 안남을때 까지..
별정직 공무원으로 선물옵션책임연구원으로 있는 친구가 지방대 나왔습니다..실력이 있으니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직종이지요..근데 현업에서 일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쓸만한 사람은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만일 증권분석사 자격증이 있으시다면 그 지식으로 시중 애널리스트들이 배포하는 리서치자료의 장단점을 분석해 보십시오.
아니면 관심있는 종목에 대해 스스로 리서치자료를 만들어 보시는 것도 좋겠지요..막상 해보시면 의외로 어려운 점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아시는 대로 FCF를 추정할때 이익을 어떤 자료를 이용해야 하는 문제서부터 시작해서 자료를 만들려면 신빙성이 있어
야하니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논거를 주장할지도 결정해야 할 것이고요.
애널리스트로 일하는 제 친구들은 주중에도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주말도 거의 자기시간이 없습니다. 힘들게 써놓은 자료도 소신
있게 낼 수 있나요?...리서치센타장의 시황관이라는 것이 있어서 어느정도는 조율이 되고, 심혈을 기울여서 써놓은 자료가 시장상
황에 따라 무가치하다는 평가를 들을때는 참 그렇다고 하더군요..
이들만의 리그에서 냉정하게 평가되고 그들만의 경쟁을 하고 있지요..자신이 낸 자료는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요..
신업사원이라면 아마도 끈질기게 일할 수 있는 체력/일에 대한 열정/자료를 가지고 사라,팔아라, 적정가격은 얼마다라는 것을 설
명해야하니 논리력은 기본일테고..지식은 공부를 통해 매꿀 수 있지만 지혜는 하루아침에 얻어지는것이 아니니 열정과 가능성을
보겠지요..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FP가 꿈이시라면 주위에 있는 분들의 재정상태를 점검한 후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지요..
인터넷에서 대충 빌려다가 하실 생각 마시고, 본인의 관점에서 역량을 기울여 고심해서 짜보십시오.
왜냐구요?..언젠가 님께서 하실일 아닌가요?..확정만 되지 않았다 뿐이지..
제출서류 목록에 없다구요?..그냥 내십시오...그리고 자신이 낸 자료에 문제점이 있다면 그 문제점을 알려달라고 작은 맨트를
첨부하십시오..적어도 면접기회가 온다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먼저 면접관에게 물어보십시오.
학생과 직장인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학생은 교육서비스의 소비자이고, 직장인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급자입니다..쉽게 말하면 학생은 자기돈을 내는 사람이고 직장인은 돈을 받는 사람이지요..
따라서 직장에서 고용되어 일하는 사람은 월급이상의 훨씬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야하고, 이런 부가가치가 클수록 회사는 그사람
을 탐내는 법 아닌가요?..그럼 부가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십시오..경제논리로 보면 간단합니다.
본전생각이라고 하나요?..간혹 받는만큼만 일한다는 분들이 계시던데,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상황에 상관없이 해고 1순위
입니다..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기업의 경영자라고 생각해 봅시다. 경영한다는 것은 래버리지를 이용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다른사람 고용해서 주는 월급과 돌아오는 이윤이 같다면 뭐하러 그사람 고용하겠습니까?
신입사원이라면 적어도 과장의 눈높이에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연습을 해야하고, 중간관리자가 되면 최고경영자의 입장에서 생각
하는 연습을 해야합니다.기업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그래도 제 이름걸고 사업이라는 것을 하다보니 직원들 일하는 것도 눈에 보
이고 그렇더군요.
님 글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고 예전 제 생각이나서 두서 없이 적었습니다..
어떤결정을 내리던 현명한 판단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
저도 이번에 RFM시험 봤습니다..10년만에 책잡고 공부하느라 힘은 좀 들었지만 늦은시간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보니 예전에
치열하게 살던 생각도 나고 뭐 그랬네요.
도전하십시오..젊음이 퇴색하기 전에..
그리고 공인중개사를 하시려면 그지역에서 최고의 공인중개사가 되십시오.
섭섭하게 들리실지도 모르겠으나, 이런 각오 없으면 무슨일을 하시던 그리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군요.
힘내시구요, 화이팅입니다..^^;
출처 : http://cafe.daum.net/fp301?t__nil_cafemy=item 다음까페 한국증권금융포럼 [타임서퍼]님 작성글
[출처] 짠한 마음에 몇 자 적습니다.|작성자 잉여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