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

서울의 첫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개발사업인 '서울숲 두산위브'에 투자했던 조합원들이 사업부지로 내놓은 집과 땅을 모두 날리게 됐습니다. 시공사와의 갈등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추석을 지내기도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조정현 기잡니다.

< 리포트 >

'서울숲 두산위브' 지역주택사업의 조합원 이순임씨는 조합에 지난 2004년 집과 땅을 내놓고 보상비로 9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 돈으론 전셋집도 구할 수 없어서 가게 구석에 작은 방을 마련해 6년을 버텼지만, 이씨는 집과 땅에 조합원 자격까지 모두 잃게 됐습니다.

조합과 두산중공업이 조합원부담금을 놓고 의견이 맞서며 사업이 멈춰서자, 결국 두산중공업이 은행에 PF대출금을 대신 갚고 사업권을 인수해버린겁니다.

[인터뷰]이순임 / 성수1지역주택조합원

"두산위브, 최고의 아파트를 지어 주겠다고 그렇게 (플래카드를) 붙였어요. 우리는 그걸 믿고 나왔는데."

한강변의 새 아파트를 분양받긴 커녕, 사실상 전 재산인 집만 날리게 된 상황.

여느 때보다 긴 추석 연휴도 이씨에겐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인터뷰]이순임 / 성수1지역주택조합원

"(추석에) 모일 데가 어딨어요 모일 데가? 나도 아들 딸들 있는데 오지도 못하고 다 친척 집에 가서 있어야 될 입장이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조합원들은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사업도 원망스럽기만합니다.

당초 계획대로 21층짜리 소규모 개발이었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진 않았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순임 / 성수1지역주택조합원

"(사업 시작한 지) 3년이 흘러갖고 설명회 하면서 뭐라고 그랬냐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변엔 50층까지 지어가지고 해야 한다면서 (사업이 지연됐어요.)"

조합원들은 두산중공업을 상대로 땅의 소유권 이전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편으론 두산중공업에 "새로운 시공사를 영입해 올테니, 모든 것을 잃게 된 주민들의 처지를 감안해 다시 소유권을 돌려달라"고 절박하게 간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 측은 "이미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온 사업장으로, 모두 끝난 얘기"라며 조합원들과의 대화를 단절했습니다.

결국 한강변의 50층 초고층사업이란 화려한 청사진을 내걸고 출발했던 뚝섬초고층개발 사업은 지역주택조합사업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조정현( we_friends@mtn.co.kr)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