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폐감별 전문가 서태석씨 이야기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특수한 전문분야... 필요하다. 나는 그런 것이 있는가? >> 없다. 만들자.
2.
“입시와 성공은 별개의 문제”
위조 지페 감별 전문가 서태석
“이아이는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교실에 있으면 다른 아이들이 방해를 받으니 학교에 보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한 아이의 학교 담임 선생이 부모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그 아이는 선생님의 생각대로 처음 입학하려던 대학에서 여러 번 떨어졌다. 그 유명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어린 시절 일화다.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으면 좋다. 세칭 일류대 졸업생이 누리는 특혜 즉 ‘일류대 프리미엄’은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일류대를 나오면 성공한 인생이 보장되는가, 혹은 일류대에 들어가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류대는커녕 대학 문을 밟아 보지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인생 선배들의 대답은 ‘글쎄’다.
|예순 나이에도 은행서 붙잡아 재계약|
최근 외환은행 광고에 출연해 귀신 같은 솜씨로 위조지폐를 골라내는 장면을 선보인 외환은행 서태석(60) 부장의 학력은 중학교 중퇴. 회사 광고에 출연해 외환은행을 대표하는 인물로 떠오른 서 부장은 변함없이 바쁘다. “죄송합니다. 이제 강의가 끝나서요. 요즘 동남아에서 고액권 위조지폐가 쏟아져 들어오는 통에 강의 요청이 많아 저도 정신이 없습니다.” 국내 최고의 위폐감별사로 손꼽히는 서 부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까지 달려가 강의를 하고 있다.
2000년부터는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비밀수사국(USSS)으로부터 위조지폐 정보교환요원을 위촉 받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위폐감별사다.
고향이 경북 영천인 서 부장은 “뭐 1960년대 시골에서 공부를 하면 얼마나 했을까? 솔직히 말해 공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을 뿐 아니라 오로지 노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1964년 입대한 미7사단에서 카투사 경리병으로 근무하면서 우연히 미군 장교로부터 위조지폐 감별법을 배웠다.
그는 1969년 일용직으로 외환은행에 입사했다. 당시 은행은 최고의 직장이었다. 서 부장은 “주위에서 ‘중학교도 제대로 못나온 녀석이 어떻게 은행에 들어왔냐’고 놀림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위조지폐감별기도 제대로 찾아 내지 못하는 위조지폐를 찾아내는 솜씨에 감탄한 은행측은 결국 1974년 서 부장을 정식사원으로 전환 채용했다.
30대에 명예퇴직을 강요당하는 세상이지만 올해 나이 예순인 서 부장의 경우는 다르다. 은행은 서 부장을 풀어주려 하지 않는다. 서 부장은 은행측의 요청으로 2번이나 계약을 연장해가며 일하고 있다.
“좋은 대학을 나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장점이지만 대학에서 위조지폐 감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는 않습니다.” 서 부장은 “사회에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개발한 실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몸으로 익힌 능력이 인생을 결정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