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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05 내 중딩시절 '사업'과 중국 초딩들의 '사업'이야기
工夫/인생공부2013. 7. 5. 14:51

1.

중국 초딩들이 '사업'을 한다는 기사다.

 

내가 중학교 1학년 때인 것 같은데, 당시 pc 통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게임들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다(아주 쉬운 건 아니었다. 엄청나게 모뎀 속도가 느렸고, 1메가 좀 넘는 게임을 받는데도 1시간이 넘게 걸렸으니까. 전화비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 게임 목록을 만든 다음 반 아이들한테 copy 해 주겠다며 돈을 받았었다.

 

당시 중1에게는 꽤 큰 돈이 모였던 것 같다. 카피를 실제로 많이 해줬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해 준 경우도 있고 카피하기 귀찮아서 그냥 돈 돌려줬던 기억도 있고... 하여튼.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돈돈 거리는 것이 예뻐보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지만, 분명히 경제감각은 어렸을 때부터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자식 잘 키워보자.

 

 

 

 

 

 

 

 

 

 

2.

 

 

 

중국인들은 새해 인사가 꿍시빠차이(恭喜拔財:돈 많이 버세요)일 정도로 돈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비록 사회주의 건국 이후 그 유별난 기호가 잠시 변한 것처럼 한때 보였지만 천만의 말씀. 요즘 중국인들의 돈 벌기 작전은 상상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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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퇴근종이 땡 하자마자 일이 남았건 안남았건 ‘나는 모른다∼’하고 쏜살같이 집으로 튀던 사람들이 부업까지 마다않고 한푼이라도 더 벌려고 악착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70∼80년대처럼. 한 마디로 ‘요즘 중국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는 돈이다’라는 우스개처럼 돈맛이 최고라는 걸 이제 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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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국에서 마침내 초등학생들이 창업을 하고 대거 취직도 하는 기상천외한 사례까지 등장했다. 한국에선 그저 코흘리개 철부지로만 여기는 초등학생들이 창업을 하고 돈을 번다는 게 놀랍지 않은가. 필자는 이게 중국식 자본주의의 저력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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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의 청뚜(成都)시에서는 이런 류의 회사(?)가 눈만 뜨면 생기고 있어 골치다. 누가 골치 아프냐고? 그야 잘 나가는 아들을 둔 부모님과 선생님들이다. 부모님들은 일단 꼬마사장들에게 투자비(용돈)를 크게 대야 하니까, 선생님들은 꼬마사장들 때문에 기존의 학생들 위계질서가 문란해지니까 각각 걱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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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실례를 보자. 올해 11살밖에 안 되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학교에서 ‘사장’ 노릇을 하며 2명의 ‘비서’와 3명의 ‘경호원’을 고용하고 매일 ‘택시’를 타고 등교한다. 잘되는 회사일수록 고용인도 많고 사업 항목(?)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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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용돈을 밑천으로 ‘회사’를 만들고 ‘사장’이 된 학생은 제일 먼저 ‘비서’와 ‘경호원’을 고용한다. ‘비서’는 성적이 우수한 여학생들이 담당하고 ‘사장’을 도와 숙제를 해주며 ‘사장’은 매주 7∼8위엔(한국돈으로 1천원쯤 된다)의 ‘주급’을 이들 비서들에게 지불한다. ‘경호원’은 신체가 건강한 남학생이 맡는데 교실 안과 학교를 오가는 길에 ‘사장’의 안전을 책임진다. 또 ‘사장’의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이 있으면 ‘경호원’이 나서서 적당히 손을 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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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경호원’의 ‘주급’은 육체노동인 것을 감안해 보통 5∼6위엔으로 ‘비서’보다 약간 싸다. ‘택시’는 매일 학교 문 앞에서부터 교실까지 ‘사장’을 업고 다니는 학생을 말하는데 한 번 업는데 5각(0.5위엔, 한국돈으로 70원쯤 된다)의 ‘택시 값’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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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도 단순노동과 정신노동의 부가가치는 엄격히 구분된다.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도 공부 잘하는 ‘비서’가 힘만 있는 ‘경호원’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게 자연스레 인정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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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비서’ ‘경호원’ ‘택시’ 등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취업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만약 ‘비서’가 ‘사장’의 숙제를 틀리게 하면 ‘사장’은 ‘주급’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아예 해고하고 다른 여학생을 새로 임명한다. 실력 없는 ‘비서’는 돈을 벌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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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관인 것은…. 사실 ‘사장’이 자기 돈만 내서 회사를 경영한다면 당연히 망하기 마련 아닌가. 그래서 그 꼬마사장들이 꾀를 냈다. 나중에 들리는 말로는 꼬마사장들이 벌써 ‘비서’를 시켜 고객(?)이 숙제하는 걸 도와주고 수수료를 챙기거나 아예 다른 회사에 파견해주는 사업도 벌이고 있단다. 요즘 말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 기자는 이 말을 듣고 놀라기보다 감탄했다. 아이들이 소꿉장난하듯 회사를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이토록 ‘찐하게’ 자본주의 경제원리를 체험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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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애들이 자라서 진짜로 돈을 벌겠다고 국제무대에 나서면 중국 경제는 어떻게 될까? 상상키 어렵다. 그렇지만 지금 소개한 소식은 중국전문잡지 ‘敎師報’에 난 진짜 실화다. 이게 중국이다.

Posted by 사천짜장